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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연예인의 특례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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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14일 목요일
연예인의 특례입학

 대학의 독자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 제도가 도입된 이후 숱한 연예인들이 대학에 입학했다. 또한 그로 인한 시비도 잦았다. 올해는 우선 최지우, 양미라, 서유정, 김민정이 특례입학 했다.
 연예인 입시생들은 대학 들어가기가 쉽다. 공중파 방송 100분만 출연하면 특례 입학시키는 중부권의 어느 대학도 있고, 미인대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인대회 입상자를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수도권 대학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 입시생들의 연극영화과 입학은 최고 10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그래서 일반학생들 대부분은 입시준비를 위해 사설학원을 이용한다. 이 비용은 입시철의 경우 두 달에 대략 300만원 선정도. 문제는 이들 학원에서의 학습이 실제로 대학의 실기 고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기(演技)라는 것은 「인간의 최초의 기본적인 정신활동(精神活動)이라는 미학자 콜링우드의 말처럼 「원초적 활동」으로 거의 모든 어린이는 자연스런 연기가 가능하다. 그것은 어린이의 상상으로 만들어 놓은 영역에서 거침없이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옥이 이모」 「은실이」등 아역 탤런트가 중심이 된 드라마중 성공하지 않은 드라마는 별로 없다.
 다시 말하면 연기는 2개월 정도의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있는 그대로 보여라」. 실기 채점에서 심사의 관심은 오직 「가능성」이다.
 연예인 입시생들의 입학이 자유로운 이유는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재능을 살린다」는 정부의 방침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그것은 오직 학교 홍보를 위해 이들을 유치하려는 대학과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간판」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신입생들의 이해(利害)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물론 이들은 입학 후에도 특혜를 누린다. 일반적으로 한 학기 결석 3회는 학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연예인 학생들은 교수들의 묵인 하에 연예(演藝)활동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그 활동의 자유로움을 전제로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전문지식과 교양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연예인 신입생들을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입학시키는 대학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마이너스적 결과도 인식해야하고, 연예인 신입생 또한 특례입학을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한상덕 - 대경대 교수>